LG화학, 전지·전자소재, 친환경 소재, 바이오 위주 성장 가속화 수익성 낮은 IT 소재 사업 정리 이어 매각 사업 인원 개편 나서 "LG에너지솔루션과 본사 첨단소재 사업부문 악화로 부담 상승"
LG화학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유승 기자] LG화학이 기존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전지·전자소재, 친환경 소재, 바이오 등 4대 성장축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정체된 한계 사업은 걷어내고, 미래 성장 동력에 자원을 집중해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으로의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17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신성장 핵심축의 범위를 기존 ‘전지소재’에서 ‘전지·전자소재’로 확장하며 영토를 넓히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장용 소재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 중인 LG화학은 이미 동박적층판(CCL), 다이어태치필름(DAF), 방열 접착제 등 주요 제품군을 확보했다. 여기에 스트리퍼, 감광성 폴리이미드(PID) 등 차세대 소재의 사업화도 본궤도에 올랐다. 회사는 현재 1조원 수준인 전자소재 매출을 오는 2030년까지 2조원 규모로 두 배 이상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배터리 소재 부문 또한 핵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EV)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와 전방 산업 둔화로 전지소재 비중이 축소되는 등 성장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나, LG화학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양극재 중심의 생산능력 확대와 북미 지역에 대한 선제적 투자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재활용 플라스틱, 바이오 기반 소재 등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생명과학 부문에서는 부스틴 사업 정상화와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가속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이 같은 공격적인 체질 개선에는 주력인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부진에 따른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중동발 원료 조달 리스크가 겹치며 가동률 조정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른 상태다. 특히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단독 운영하며 중동 원료 의존도가 50%에 달하는 구조 탓에 대외 변수에 취약하다는 점이 뼈아프다.
실제로 LG화학은 지난해 3분기 다운스트림 제품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폭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4분기 들어 스프레드 축소와 해외 사업장 비용 증가로 손실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LG화학은 이에 대응해 수익성이 낮은 IT 소재 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워터솔루션 사업부 잔류 인력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조직 개편에 나섰다. 충남 대산공장 비스페놀A(BPA) 사업부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재무 건전성 확보와 미래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대규모 자본 확충을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혼다 합작법인(JV) 관련 유형자산 매각 등을 통해 차입금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당분간은 실적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간 석유화학 부진을 지탱해 온 LG에너지솔루션과 본사 첨단소재 부문이 전기차 수요 약화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사 첨단소재 부문은 2차전지 업계의 보수적인 재고 운영 여파로 지난 4분기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북미 전기차 보조금 종료와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초기 비용 발생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한 11조1221억원, 영업손실은 1890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원료 조달 리스크에 따른 가동률 조정 부담이 더해지며 2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전지소재 부문에서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도,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신규 수주 물량 확대가 실적 개선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양극재 출하량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하고 판가 상승이 동반될 경우 실적 개선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최근 석유화학 관련 세미나에서 “LG화학은 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투자 규모를 조절하더라도 연간 캐팩스(CAPEX)는 영업창출현금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년 말 대비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감소할 것으로 보이나, 2026년 말 이후 추가적인 차입금 축소는 쉽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신용도 부담은 과거 대비 확대된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