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3일 경기 용인시 The UniverSE에서 열린 DS 부문 2026년 상생협력 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조재훈 기자]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임원진에 고강도 쇄신을 주문하며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 이와 함께 노조의 총파업 예고 등으로 대내외 우려가 커지는 상황 속에 임원들에게 흔들림 없는 경영 활동도 당부했다. 파업과 경쟁사 추격 등 위기 요인이 산적해있는 만큼 조직의 동요를 막고 반도체 경쟁력 훼손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 부회장은 최근 임원 대상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지금의 호황을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호황기에 취하지 말고 수익성과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사 영업이익(57조2328억원)의 94%를 차지했다. 1년 전 대비 8배 이상 수직 상승한 수치다. 슈퍼사이클 진입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D램·낸드의 가격 상승과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반도체 효과로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연간 30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전 부회장은 장밋빛 전망 대신 '반도체 초격차' 회복을 위한 쇄신에 방점을 찍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초 임원 교육에서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전 부회장은 메모리 사업부에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주문하며 "항상 '을(乙)'의 자세로 고객의 사업을 지원할 것"을 당부했다. AI 열풍으로 빅테크들이 앞다퉈 메모리 반도체 선점에 나선 상황에서 공급자 우월주의를 경계한 것이다. 아울러 "성과는 고객이 만들어준 결과"라며 호황기에도 품질과 고객의 목소리를 제품 개발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전 부회장은 임원들에게 "여러모로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고 (시장의) 조명을 받고 있지만 경영 활동은 유지돼야 하며 각 사업부가 경영 활동만큼은 공히 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조 공동투쟁본부가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파업이 강행될 경우 피해 규모는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파업으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40조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노조 측 추산으로도 생산 차질 피해는 20조~30조원 규모다. 주요 고객사인 빅테크들도 삼성 측에 반도체 생산 안정성과 공급 차질 여부를 직접 문의하며 매주 상황 업데이트를 요청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