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최용선 기자] 삼양식품이 김정수 대표이사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며 본격적인 ‘김정수 체제’에 돌입한다. ‘불닭볶음면’으로 국내 식품업계의 판을 바꾼 김 회장이 이제는 삼양식품을 ‘수출 기업’에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끌어올리는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는 평가다.
삼양식품은 15일 김정수 대표이사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취임일은 오는 6월 1일이다. 2021년 부회장 취임 이후 약 5년 만의 승진으로, 회사는 이번 인사를 글로벌 사업 확대에 따른 책임경영 강화와 리더십 고도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1998년 삼양식품에 입사한 뒤 2012년 ‘불닭볶음면’을 출시하며 회사의 운명을 바꿨다. 당시만 해도 ‘너무 맵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그는 매운맛을 하나의 브랜드로 키워냈고, 이는 세계 시장에서 통했다.
현재 불닭볶음면은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 등 전 세계 100여개국에 수출되는 대표 K-푸드로 자리 잡았다. ‘불닭 챌린지’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열풍을 타며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고, 삼양식품은 단일 제품을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키운 국내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2016년 930억원에서 2025년 1조8838억원으로 약 20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 비중은 26%에서 80%로 확대되며 사실상 ‘수출 중심 기업’으로 체질이 바뀌었다.
수익성에서도 김 부회장 취임 당시인 2021년 6420억원이던 연매출은 지난해 2조3517억원으로 약 266%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10%에서 22%로 뛰었다. 국내 주요 식품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에 머무는 점을 감안하면 업계 최고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매출은 7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영업이익은 1771억원으로 32%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불닭 효과’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의 다음 과제는 ‘불닭 이후’다. 삼양식품은 현재 미국·중국·유럽 판매법인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현지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경남 밀양공장도 글로벌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단계를 넘어 현지 생산과 공급망까지 구축하는 ‘글로벌 기업형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김정수 회장은 불닭볶음면 하나로 삼양식품을 바꾼 인물”이라며 “이번 회장 승진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삼양식품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가기 위한 선언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