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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AZ ④] 차가운 질주(Cool Running), '봅슬레이'

2018-02-20 23:37:50

[빅데이터뉴스 정백희 기자] [30년 만에 대한민국 땅에서 열린 평창 올림픽. 추운 겨울을 녹이는 동계 스포츠 열전은 아직도 뜨겁다.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 AZ' 기사에서는 겨울을 질주하는 스포츠 '봅슬레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한민국에 가장 친근한 동계 스포츠 종목을 꼽을 때 둘째라면 서러운 종목이 바로 '봅슬레이'다. <무한도전>, <국가대표>, <쿨러닝> 등 세대를 가리지 않고 미디어를 통해 대한민국과 호흡한 종목. 대한민국 썰매 종목의 출발, 봅슬레이에 대해 알아본다.]

◇ 봅슬레이(Bobsleigh)

사진=국제봅슬레이 연맹 IBSF
사진=국제봅슬레이 연맹 IBSF


봅슬레이는 봅슬레드(Bobsled)라고도하는 동명의 썰매를 타고 경주하는 썰매 스포츠다. 썰매를 생활에서 주로 애용하던 북방 유럽 지역이 모태다.

기존에는 나무 썰매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19세기 후반 스위스에서 썰매에 철제 러너(썰매의 날)를 부착하면서 현재의 형태를 점차 갖추게 됐다. 초창기의 봅슬레이는 현재 우주선같이 생긴 외형과 달리, 다인승의 일반적인 썰매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현재 봅슬레이 선수들의 중무장, 금속제 썰매, 가공할만한 속도 등 볼습레이의 요소를 생각하면 시대 차이가 느껴지는 발전이다.

◇ 오픈 4인승과 2인승(남/여) 경기방식, 복잡한 트랙 위 썰매 조종기술 평가

봅슬레이 경기는 보통 2인승 경기와 4인승 경기로 나누어진다. 4인승 경기와 2인승 경기는 당연히 각각 다른 썰매를 사용하며, 제한 규격 역시 다르다. 4인승 봅슬레이용 썰매의 제한 규격은 최대 길이 3.8m다. 2인승 경기는 길이가 2.7m로 제한된다. 썰매의 너비는 4인승과 2인승 모두 최대 0.67m를 넘을 수 없다.

봅슬레이 경기마다 가장 큰 차별점은 ‘제한 중량’이다. 봅슬레이에서 중요한 것은 가속력이다. 중량이 높다면 썰매의 가속에 대한 이점이 있다. 그 때문에 과도한 가속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고 예방과 봅슬레이의 기술적인 면을 위해 종목마다 ‘제한 중량’이 있다.

4인승 경기의 경우 선수와 장비를 합한(썰매 포함) 중량은 630Kg을 넘을 수 없다. 2인승 경기의 경우, 남자와 여자 경기가 서로 제한 중량이 다르다. 남자 2인승의 경우는 최대 390Kg, 여자 2인승의 경우 350Kg이 최대다.

트랙은 초창기 경사진 눈 등에서 경기를 했으나, 현재의 봅슬레이는 전용 트랙을 사용한다.

봅슬레이 전용 트랙은 콘크티르 구조물에 인공적으로 만든 얼음을 덧씌운 것으로 다른 썰매 종목과 함께 경기를 치른다. 봅슬레이 트랙의 길이는 평균 1200-1300m가량이며 경사도는 8%-15%(4’30-8’30도)다. 곡선의 반지름은 20M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봅슬레이 전용 트랙은 봅슬레이의 조종 기술을 평가를 위해 18개 가량의 커브를 가지고 있다. 전용 트랙의 커브는 봅슬레이가 커브를 통과할 때, 가속력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거나 트랙에 튕겨나가지 않도록 설계된다. 봅슬레이는 트랙의 이 커브를 통과할 때 평균 중력의 4배에 달하는 압력을 받게 된다.

◇ ‘파일럿’ ‘브레이크맨’ ‘푸쉬맨’

2인승 경기의 경우 봅슬레이의 앞과 뒤를 맡는 ‘파일럿’과 ‘브레이크맨’으로 구성된다.

‘파일럿’은 봅슬레이 안쪽에 설치된 2개의 조향장치로 썰매의 방향을 조정한다. 조향장치는 썰매에 부착된 날 ‘러너’와 연결돼있다. ‘브레이크맨은’ 단어 그대로 봅슬레이의 브레이크를 맡는다. 봅슬레이 썰매가 피니쉬라인을 통과했을 때 제동을 하는 것이 브레이크맨의 임무다. 2인승 봅슬레이 경기에서는 ‘브레이크맨’의 역할을 이것만이 아니다. 봅슬레이는 스타트가 매우 중요한 종목이다. 스타트의 차이가 경주 막바지에는 큰 차이로 벌어지기도 한다. ‘브레이크맨’은 기록 감소를 위해 출발 시 썰매에 가속도를 붙이는 임무를 수행한다.

4인승 봅슬레이 경기에서는 브레이크맨의 역할이 ‘푸쉬맨’에 나누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푸쉬맨’은 브레이크맨이 2인승 경기에서 수행하는 초반 썰매의 가속도를 책임진다. 경기 초반 봅슬레이 썰매를 브레이크맨과 함께 가속하는 역할이다. 그 때문에 이름도 ‘푸쉬맨’이다.

썰매의 양옆에 위치한 ‘푸쉬맨’들은 썰매를 힘차게 박차고 나가는 역할과 최대한 감속 없이 썰매에 탑승하는 임무가 요구된다. 썰매의 가속도를 책임지는 역할이기에 ‘푸쉬맨’들은 보통 힘이 좋고 폭발적인 단거리 질주를 갖춰야 한다. 또한, 힘 뿐만이 아니라 썰매가 코스에 맞도록 균등하게 출발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2명의 푸쉬맨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 봅슬레이의 절반 ‘썰매’

사진=국제봅슬레이 연맹 IBSF
사진=국제봅슬레이 연맹 IBSF

봅슬레이가 썰매를 이용한 경기인만큼 주요 장비인 썰매의 가격은 매우 비싼 편이다. 봅슬레이용 썰매의 경우 평균 1대 당 1억 원 이상의 가격이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봅슬레이용 썰매들은 대부분 사용자인 선수들의 체형, 체격과 특성에 맞추어 제작된 맞춤 제작품들이다. 또한, 봅슬레이용 썰매에는 여러 첨단 기술이 집약되어있다. 소재, 역학 기술, 스포츠 과학 등 여러 분야의 기술이 들어가 있다. 마치 현대의 F1 같은 스포츠카 경주에서 사용되는 ‘머신(Machine)’에 사용될 법한 기술들이다. 현대자동차, 페라리 같은 자동차 생산 업체들이 봅슬레이용 썰매 제작을 도맡는 것도 이런 이유다.

봅슬레이용 썰매에서 중요한 구성 부위는 크게 4곳이다.

첫 번째는 ‘카울링’이라고 부르는 봅슬레이용 썰매의 차체 앞부분이다. ‘카울링’은 기록 단축 면에서 상당히 중요한데, ‘카울링’에 따라 속도의 감속, 코너링에서 기록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푸시 핸들’은 봅슬레이용 썰매의 차체 뒷부분에 달린 손잡이다. ‘푸시 핸들’이라는 명칭답게 봅슬레이를 밀어 가속도를 붙이는데 사용되는 손잡이다.

세 번째인 ‘조향 장치, 핸들’은 봅슬레이가 코스를 주행하면서 코스에 맞는 이동을 하도록 조종할 수 있다. 핸들에는 도르래를 통해 러너가 연결되어 있어 이를 통해 러너의 각도를 조정해 봅슬레이를 조정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브레이크’다. ‘브레이크’는 봅슬레이에서 안전과 마지막을 책임지는 부위다. ‘브레이크’는 봅슬레이용 썰매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적절한 감속으로 안전하게 주행을 마무리하는 데 사용된다.

◇ 봅슬레이와 올림픽

사진=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연맹
사진=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연맹


봅슬레이는 동계 올림픽과 역사를 나란히 해온 종목이다. 1924년 1회 동계 올림픽부터 종목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치열한 현대 봅슬레이 경기가 펼쳐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봅슬레이가 부유층의 여흥 거리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봅슬레이가 현대의 스포츠 체계를 갖추고 올림픽에서 치열한 경쟁을 즐기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부터다. 기록 단축 경쟁이 붙으면서 스타트와 썰매 무게의 중요성이 생겨났다. 봅슬레이에 육상 종목 출신 선수들이 참여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점부터다.

올림픽에서 봅슬레이의 전통적인 강자는 독일과 스위스다. 독일은 동계 올림픽 봅슬레이 종목에서 총 10개의 금메달을 가져갔다. 분단 시절에도 동독에서 금메달 5개, 서독에서 금메달 1개를 가져오는 등 강자로 활약했다. 하지만 강자답지 않게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는 노메달을 기록하는 굴욕을 겪었다.

스위스는 금메달 9개로 전체적인 메달 양은 독일보다 많다. 은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11개 씩이나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독일과 마찬가지로 최근에는 좀 부진한 상태다. 2010년 동계 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쳤고,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는 은메달 1개에 만족했다.

최근의 올림픽 봅슬레이 종목은 미국과 캐나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캐나다는 2010년, 2014년 연속으로 동계 올림픽에서 봅슬레이 종목 금메달을 따냈다. 미국은 2010년 금메달 1, 동메달 1개를 기록했고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는 은메달 1개와 동메달 3개를 가져갔다.

대한민국은 아직 동계 올림픽에서 봅슬레이 메달 소식이 없다. 썰매 종목은 발상지인 북유럽 계통 국가를 제외하면 남미나 아시아권에는 아직 불모지에 가까운 종목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봅슬레이 대표팀이 출전한 것은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이다. ‘개척자’ 강광배 선수를 시작으로 김동현, 김정수, 이진희 선수가 4인승 봅슬레이에 출전했다. 성적은 전체 19위를 거뒀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파일럿 원윤종, 브레이크맨 서영우로 구성된 남자 2인승 팀이 18위를 기록했고, 여자 2인승 경기에서 김선옥, 김미화가 18위를 기록했다. 4인승 경기에서는 원윤종, 석영진, 전정린, 서영우가 구성한 1팀이 아쉽게 20위 성적을 거둬 최하위에 랭크됐다.

이제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봅슬레이 최초 올림픽 메달을 노린다. 대한민국 봅슬레이 간판 원윤종-서영우는 지난 19일 남자 2인승 경기에서 전체 6위로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20일 열린 여자 2인승에서는 김유란-김민성이 1, 2차 시기 합계 13위를 기록했다. 여자 2인승 조는 전체 10위 이내 성적을 목표로 하는 만큼, 남자 4인승이 봅슬레이 대표팀이 올림픽 메달을 획득할 마지막 기회다. 원윤종, 서영우 그리고 전정린, 김동현으로 구성된, 남자 4인승 봅슬레이 대표팀은 대한민국 땅에서 반드시 올림픽 메달을 가져오겠다는 각오다.

정백희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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