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뉴스 정백희 기자]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도 어느덧 막바지를 달려가고 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뜨겁게 달군 종목 가운데서 가장 특이한 종목 중 하나는 컬링이다. 스포츠보다는 아기자기한 게임에 가까워 보이는 컬링은 우리에게 상당히 생소한 종목이다. 종막을 향해 달려가는 평창 동계 올림픽을 보내며, 빙판에서 펼쳐지는 숨 막히는 두뇌 전, 컬링에 대해 알아보자.]
(사진=픽사베이)
◇ 컬링(Curling)
컬링은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유래된 겨울 스포츠다. 컬링은 초기에 호수나 강가에 생긴 빙판 위에서 무거운 돌을 이용해 즐기던 놀이였다. 스코틀랜드는 유럽 북부 상단에 위치한 나라답게 하천의 결빙이 잦아 컬링을 즐기기 쉬웠다.
소소한 빙판 위 게임에 가까웠던 컬링은 스코틀랜드 이주민에 의해 캐나다로 전해진 이후 점차 스포츠 형태를 갖춰나갔다. 컬링을 스포츠로 체계화한 곳이 바로 캐나다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컬링이 보편화한 곳이며, 남녀노소 컬링을 즐긴다. 아이스하키, 스케이팅과 함께 캐나다의 ‘국기’로 여겨질 정도다.
컬링 경기는 ‘스톤’과 ‘브룸’이라는 기구를 이용한다. ‘스톤’은 화강암 재질로 만들어진 납작하고 둥근 돌과 그 위에 달린 전자식 손잡이로 이뤄져 있다. 스톤은 무조건 원형을 취해야 한다. 무게 19.66kg 이하, 둘레 91.44cm 이하, 그리고 높이 11.43cm 이상으로 규격이 정해져 있다.
공식 컬링 경기에 사용하는 스톤은 매우 비싼 편이다. 컬링에 사용하는 스톤을 스코틀랜드 해안에서 조금 떨어진 ‘아일사 크레이그’라는 섬에서 아주 조금씩 채취해 만들기 때문이다.
‘아일사 크레이그’에서 채굴하는 컬링용 화강암은 ‘블루혼’ 혹은 ‘커먼 그린’이라 불리는 특수한 화강암이다. ‘블루혼’과 ‘커먼그린’은 수분 흡수율이 낮아 내구성이 강하고 빙판을 녹이는 속도가 느리다. 컬링 경기는 기본적으로 스톤이 서로 부딪히는 상황이 많다. 경기가 한 번 시작되면 기본 3시간은 진행되기 때문에, ‘블루혼’과 ‘커먼 그린’은 컬링 경기에 아주 적합한 특성을 지닌 화강암이라고 할 수 있다.
브룸은 컬링 경기에서 사용하는 솔을 지칭하는 말이다. 투구한 스톤의 방향과 속도를 조정하는 데 사용된다. 컬링 경기장에는 ‘페블’이라는 자잘한 얼음들이 있는데, 브룸을 통해 페블을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닦아내느냐에 따라 스톤의 움직임이 달라진다. 페블은 경기 시작 전에 경기장 곳곳에 골고루 물을 뿌려 만든다.
◇ 컬링을 이해하는 방법
컬링은 대한민국에 워낙생소한 종목이다. 이 때문에 컬링 경기를 보는 방법이나 이해하는 방법 역시 잘 알려지지 않았다. 경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컬링 경기를 보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경기장과 몇 가지 규칙만 알아도 컬링 경기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사진=웹데일리)
<컬링 경기장>
➀ 해크 : 스톤을 던지는 투구자가 스톤을 투구할 때 위치하는 시작점
➁ 백 라인 : 스톤이 도달 할 수 있는 최대지점. 백라인을 넘어선 투구는 아웃으로 처리돼 무효로 기록된다.
➂ 버튼(티) : 하우스, 파란 원의 중심에 위치한 빨간 원. 버튼에 가장 가까운 스톤이 ‘1번 스톤’ 으로 인정되며, 세트가 끝날 때 1번 스톤을 보유한 팀이 점수를 가져가게 된다.
➃ 티라인 : 버튼 라인이라고도 한다. 빨간 원인 버튼의 정 중앙을 가로지르는 라인이다. 참고로, 스위핑은 무조건 티라인 뒤까지만 허용된다.
➄ 하우스 : 점수를 얻게 되는 경계를 표시한 파란 원. 세트가 끝날 때, 하우스 안에 있는 스톤만 점수 산정에 포함된다.
➅ 프리가드존 : 테이크 아웃(상대 스톤을 밀어내는 것) 보호 구역. 양 팀이 처음 투구하는 4개의 스톤은 프리가드존에 있으면 쳐낼 수 없다. 프리가드 존은 5회 째 투구부터 해제된다.
➆ 호그라인 : 투구자가 스톤을 손에 잡고 있을 수 있는 최대 거리. 투구자는 호그 라인을 넘어서기 전까지 반드시 투구를 해야만 한다.
➇ 센터라인 : 컬링 경기장을 양 등분하는 정중앙의 선
<경기 진행 방식>
➀ 기본 진행
◆ 양 팀은 한 세트당 총 16회 스톤을 투구한다.
◆ 세트에서 패배를 당한 팀은 다음 세트에서 후공(해머)을 하게 된다.
(사진=웹데일리)
➁ 득점 산정
◆ 컬링의 득점은 상대 득점으로 스톤이 버튼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팀만 점수를 얻는다. 패배하는 팀은 0점으로 스톤이 하우스 내에 있더라도 점수를 가지지 못한다.
◆ 점수가 인정되는 스톤은 상대 스톤보다 버튼 가까이에 있는 스톤만 점수로 인정된다. 회를 최종적으로 승리했고, 스톤이 하우스 내에 있더라도 상대 스톤보다 뒤에 있는 스톤은 점수로 인정되지 않는다.
위 사진에서 ‘노랑 스톤 2개’가 버튼에 가장 가까이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세트 승리는 노랑 팀이다.
버튼에 가장 가까운 노랑 스톤 2개를 제외하고, ‘3번째로 버튼에 가까운 스톤’은 빨강 팀의 스톤이다. 따라서 노랑팀 획득 점수는 노랑 팀의 1번 스톤, 2번 스톤 뿐으로 2점이다.
◇ 컬링과 올림픽
컬링은 1924년 제1회 프랑스 샤모니 대회에서 동계 올림픽 종목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정식 종목으로 지속하지 못하고 1932년, 1988년, 1992년 대회에서 시범종목으로 간헐적인 경기를 치렀다. 컬링이 동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안착한 것은 1998년 제18회 일본 나가노 동계 올림픽부터다.
컬링 동계 올림픽에서 전통적인 강자는 엄연히 ‘캐나다’다. 캐나다 컬링 대표팀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믹스 더블 금메달을 합해 총 6개 올림픽 금메달을 보유 중이다. 캐나다의 ‘국기’로 취급되는 만큼, 뛰어난 선수들이 풍부하다. 캐나다 뒤를 이어 스웨덴, 종주국인 스코틀랜드가 포함된 영국이 뒤를 잇는 강호로 인정받고 있다.
(사진=평창 동계 올림픽 공식 인스타그램)
◇ 컬스데이 ‘Team KIm’, 영미와 아이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큰 화두 중 하나는 바로 ‘Team Kim’,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다. 예선에서 단 1패밖에 하지 않으며 전체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캐나다, 스웨덴 등 강호를 연파했다. 첫 올림픽 출전을 기록했던 2014년 제22회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8위를 기록했던 것을 생각하면, 4년 만에 실력이 급성장한 셈이다.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성적 외에도 ‘Team Kim’ ‘영미와 아이들’ ‘컬스데이’ 등으로 불리면서 많은 이슈 몰이를 하고 있다. ‘Team Kim’은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선수부터 코치까지 ‘전부 김 씨 성’을 가진 것을 보고 외신과 외국 대표팀이 붙여준 별명이다.
‘영미와 아이들’은 다른 비슷한 별명과 함께 국내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미 누리꾼과 인터넷상에서는 하나의 밈(Meme)이 됐다. ‘영미와 아이들’ 별명은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 선수들의 관계가 김영미 선수를 중심으로 동네 친구, 친동생, 친동생 친구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서로 가까운 사이답게 경기에서 서로 사기를 북돋는 등, 좋은 팀워크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스킵(주장, 경기 지휘)을 맡고 있는 김은정 선수는 만화 ‘슬램덩크’의 캐릭터 권준호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별명도 권준호를 따라 ‘안경 선배’로 불린다. 경기장 내에서는 누구보다 안정적이고 냉철하게 경기를 이끌지만,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모습이 방송 전파를 타면서 친근함을 어필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현재 본선 4강전 승리를 통해 대한민국 동계 올림픽 첫 컬링 메달 확보를 노리고 있다.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 4강 상대는 일본이다. 일본은 예선 5승 4패로 4위지만,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에 유일한 예선 1패를 안겨준 상대다.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만큼, 메달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난 부담스럽고 중요한 일전이다.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출전하는 여자 컬링 4강전은 오늘(23일) 오후 8시 5분부터 시작된다.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4강전 승리 시, 스웨덴-영국전 승자와 25일 오전 9시 5분부터 결승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