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원 포스코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보고서 뉴스 정보 등 비정형 데이터 적용해 오차 줄여 전방산업까지 영향 미쳐, AI 활용 필요성 커져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 포스코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시장 변화에 따른 심리적 시장 상황의 변동과 같이 수치화하기 까다로운 비정형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체계화할 수 있다면, 철강산업 수요 전망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가설이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기본 소재산업이지만 공급과잉·통상마찰·정책 및 지정학 충격이 빈번해지며 비정형 변수의 비중과 변동성이 커져 기존 전망 모델의 설명력이 약화해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7일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류시원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 철강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철강수요 전망, AI를 활용하면 더 정확해질까?’ 보고서에서 철강수요 단기 예측 실험모형을 구축해 검증한 결과, 머신러닝 알고리즘 적용 및 뉴스 정보 결합을 통해 전망 오차를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고서가 구축한 예측 실험모형은 거시경제 지표를 통해 철강수요의 분포를 추정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시계열 전망 모델을 벗어나 머신러닝 기반의 정형 모형 골격을 세웠다. 또한 국가별 철강 관련 정책, 경기변동 등 뉴스 감성점수 등 비정형 정보를 반영해 같은 해 수요를 예측하는 나우캐스팅(Now Casting) 요소를 도입했다.
이를 토대로 △기준 모형 △기본 실험모형 △뉴스 결합 실험모형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단순한 모형으로 뉴스 정보 등의 결합을 통해 전망 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즉, 2023년까지의 정보를 바탕으로 2024~2025년 글로벌 철강수요를 전망하여 실적치와 비교한 결과, 기본 실험 모형이 기준모형으로 사용한 세계철강협회(Worldsteel)가 발표하는 단기수요전망(SRO) 대비 전망오차가 5.5%P 축소했다. 여기에 뉴스 결합 실험모형은 기존 실험 모형보다 전망치를 추가 0.54%p로 낮춰 뉴스 정보를 고려한 모형이 가장 정확하게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다만, 뉴스 비정형 정보의 기여는 보조적인 수준으로 전망의 많은 부분은 여전히 과거 추세와 거시경제변수 등 정형 변수로 설명된다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예측 실험모형이 기존 전망이 크게 빗나간 2025년 중국 수요 전망에서도 오차를 일부 축소했다고 전했다. 세계철강협회는 2025.10월에 발표한 SRO에서 2025년 중국 철강수요 증가율을 2.0%로 전망했으나 2026년 발표된 실적은 -7.1%로 큰 폭의 차이기 발생했다.
동일 연도를 대상으로 예측 실험모형이 전망한 값은 -3.45%~-2.72%로, 여전히 격차가 크지만 실적 방향에 근접했다. 이는 연간 데이터 사용으로 4분기 변동성과 뉴스 감성이 희석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분기별·월별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추가 개선 여지가 있디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철강수요 전망을 측정하는 데 적용하는 주요 설명변수들의 중요도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32.6%), 과거 수요(32.6%), 총고정자본형성(23.6%) 등 정형 변수가 높아 정형 모형 골격의 고도화가 여전히 전망을 결정하는 절대적 요소가 되고 있으며, 뉴스 감성점수의 상대적 기여도는 6.3%로 낮았고, 무역‧투자 등 실적치는 0.6%로 전망에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낮은 기여도에도 불구하고 뉴스 감성점수가 전망의 오차를 줄일 수 있음을 확인해 전망 모델을 개선할 때 활용도를 키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AI 기술의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철강시장은 수급·가격 전망의 난이도와 중요성이 동시에 높아지는 환경에 놓여 있어, AI 결합으로 전망의 정확도와 신속성을 제고할 시점에 와있다. 철강가격 하방압력으로 마진이 축소되는 가운데, 전망이 불일치해 생산‧판매‧구매 등 의사결정의 실패 비용이 커져 신속·정확한 전망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과거 추세와 거시변수에만 의존하는 기존 수요 전망은 단기간에 수차례 전환되는 정책 충격을 따라잡지 못해 발표가 지연되고 큰 오차가 발생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는 2025.4월에 “미국 관세로 전망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며 정례 ‘단기수요전망(Short Range Outlook, SRO)’ 발표를 연기했으며, 유럽철강협회(EUROFER)도 관세 충격의 불확실성 등으로 2025년 EU 수요 전망을 2월 2.2% 성장에서, 6월엔 0.9% 축소로 수정했으며, 9월엔 0.2% 축소로 재수정하는 등 3%p 이상 하향조정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뉴스 톤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나우캐스트 방식을 철강수요 전망에도 적용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GDP·물가 등의 거시변수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비정형 요인을 정형화해 즉시 전망을 갱신하면 충격을 미리 포착해 ‘전망의 시차’를 단축하고 사후 수정 빈도를 줄일 수 있다.
이미 철강산업에서의 AI 활용도 공정·운영 등 최적화 중심에서 시장 인텔리전스로 확장하고 있다.
세계 2위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 미탈(ArcelorMittal)은 2025년 브라질의 베가(Vega) 확장 프로젝트의 투자평가에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자본투자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고부가 제품 수요를 예측했다.
인도 타타스틸(Tata Steel)은 2026년 4월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에이전틱(agentic) AI의 확장·활용 전략을 공식 발표하는 등 운영 최적화를 넘어 시장 인텔리전스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철강산업도 시장 변동성 확대와 잦은 정책 전환 상황에 직면해 있어, 통상·정책 뉴스, 통관·해상운임, 가격 호가 등 비정형·실시간 정보를 결합해 전망을 고도화할 실익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번 실험모형은 철강수요에 한정했으나, 동일한 접근 방식을 가격·공급 전망으로도 확장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체는 보다 정확한 가격 전망은 판매·구매 시점 결정, 재고 운용 등 영업·마케팅 전략의 의사결정 품질을 제고하는 데 직접 활용될 수 있으며, 건설·조선·자동차 등의 전방산업 역시 정책·경기 충격에 민감해 동일한 접근으로 수요 전망을 개선할 수 있다. 전방산업의 관측·실측 지표를 선행지표로 활용하면 철강수요 전망의 입력 정확도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이를 전제로 전방산업부터 철강수급까지 이어지는 일관된 모형 체계를 구축하면 보다 구조적인 전망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단, “비정형 정보를 결합한 전망이 정형 데이터를 사용한 기존 전망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단, 이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기존 전망 방식을 기준 전망으로 유지하되, AI 기반 전망은 정책·통상 충격 발생 시 조기 신호 포착 또는 교차 검증으로 병행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