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오롱 오운문화재단 제26회 우정선행상 시상식 27년간 수어 봉사 이어온 호남대 동아리 ‘하늘그림’ 대상 70억원 희망 모은 영화감독 이진혁 씨, 돌봄 필요 아이들 버팀목 되어준 제천FC어린이축구단 지도자들, 29년간 일요일 선물해 온 ‘참사랑마을’ 등 본상 수상
이웅열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아랫줄 가운데)이 수상자, 심사위원들과 27일 서울 마곡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오운문화재단이 개최한 ‘제26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코오롱그룹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은 이들에게 감사와 격려를 전하고자 27일 서울 마곡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제26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우정선행상은 오운문화재단이 전개하는 ‘살맛나는 세상’ 캠페인으로 발굴한 선행·미담 사례를 알리고 봉사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2001년 제정됐다. 상의 이름은 고(故) 이동찬 코오롱 그룹 선대회장의 호인 ‘우정(牛汀)’에서 따왔다. 2010년에는기존 수상자 중 선행을 지속해온 이들을 다시 격려하기 위해 특별상도 신설했다.
이날 행사에선 27년간 수어 교육과 청각장애인 대상 봉사활동을 펼쳐온 호남대학교 수어동아리 ‘하늘그림’이 대상을 수상했다. 재학 중 수어를 배워온 이용규 씨가 모교 교직원으로 부임한 뒤 만든 교내 수어 교육 모임이 시작이었다. 학생 여덟 명이 수어를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합심해 봉사단을 꾸렸다. 하늘에 그림을 그리듯 누구나 수어로 자유롭게 소통했으면 하는 뜻을 담은 동아리는 이제 120명 규모로 성장했다.
회원들은 모임을 시작한 뒤로 매주 수어를 배워가며 수어가 필요한 현장과 함께하고 있다. 청각장애 학생들의 사회 참여와 학습활동을 도와주거나 장애인체육대회 등에서 수어 통역 요원으로 나서기도 했다.
또 각자의 전공지식을 활용해 농아인쉼터의 어르신들에게 전문적인 안전보건교육 등을 수어로 쉽게 설명해드리기도 한다. 졸업생들은 후원금을 보태거나 후배들 수어 교육을 맡으며 활동이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특히 졸업생 15명은 봉사를 하며 익힌 수어 지식과 경험으로 전문 수어통역사로서 활동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코오롱그룹 개최했다. 이웅열 재단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 이사장(가운데)이 27일 오운문화재단이 서울 마곡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개최한 ‘제26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 ‘하늘그림’의 이용규(왼쪽), 박지온(오른쪽) 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코오롱그룹
본상을 받은 이진혁 씨는 2010년 화상을 입은 어린이의 수술비 마련을 위한 후원 영상을 제작하면서 전문성 기부를 시작했다. 유년기 가정 해체로 생계가 곤란했지만 독학으로 영상을 배워 국제다큐영화제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사회복지학을 배우고자 만학도로 31세에 대학에 입학해서는 온라인 모금 콘텐츠 제작 봉사동아리 ‘리듬오브호프’를 꾸렸다. 동아리 회원들은 사연작성과 촬영, 편집, 음악제작 등 역할을 분담해 소외이웃을 위한 영상을 만들었다. 이 같은 봉사활동을 통해 모금된 액수만도 70억 원을 넘는다. 모금액은 온라인 모금 플랫폼에서 복지기관으로 전액 전달돼 의료비와 생계비 지원에 쓰였다.
제천FC어린이축구단의 지도자 박정희, 엄기성, 허진호 씨도 본상을 받았다. 고교 시절 축구부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2008년 지역 내 저소득‧한부모‧다문화‧북한이탈주민 가정 등의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 28명과 축구단을 창단했다. 축구를 넘어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며 전국 단위 유소년축구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도 경험하는 등 지금까지 약 500명의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며 성취감과 자신감을 키워줬다.
또 다른 본상 수상자인 ‘참사랑마을’은 아동양육시설 아이들의 학습을 돕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함께해온 봉사 모임이다. 1997년 PC통신 모임으로 만난 대학생들이 서울 청운보육원에서 일대일 학습지도를 시작한 이래, 매주 일요일 아이들의 연령에 맞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박물관‧과학관 견학 등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대중목욕탕도 함께 찾으며 평범한 일상을 나누고 있다. 보육원을 떠난 아이들의 진로 고민까지 살피며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특별상은 2019년 제19회 우정선행상 본상 수상자인 김용춘 씨에게 돌아갔다. 김 씨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1997년부터 주 3회 도서 녹음 봉사를 하며 이들의 생업에 필요한 전문 서적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176권의 녹음 도서를 제작했다. 이전 수상 당시에는 상금 일부를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 기부해 녹음장비 마련을 도왔으며, 85세인 지금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웅열 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을 대신할 수는 있어도 힘든 순간을 함께 견디고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앞으로도 우정선행상을 통해 숨은 선행을 발굴하고 널리 알려 나눔의 가치가 이어지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명예회장은 고(故) 이동찬 선대 회장의 뒤를 이어 2014년부터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왔다. 201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매년 우정선행상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들을 격려해왔다.
한편 올해 심사에는 손봉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김학준 국립 인천대학교 이사장, 손숙 연극배우·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목영준 김앤장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은희곤 미등록아동지원센터·평화드림포럼 대표, 정목 정각사 주지 등 6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