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하락세 속 도봉·중랑 등 강북권 상승…중저가 주택으로 수요 이동 대출 규제에 15억원 이하 주택 선호 확산…교통망 갖춘 수도권 신규 단지도 주목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최근 실거래된 주변 아파트 단지 월세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서예현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강남과 강북의 가격 흐름이 엇갈리면서 주택시장의 지형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강남 3구의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강북권과 서울 인접 수도권 지역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강북 14개 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처음으로 12억원을 넘어서는 등 서울 주택시장에서 중저가 지역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셋째 주(19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3% 상승했다.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89주 연속 상승세다.
그러나 서울 전체의 상승 흐름과 달리 지역별로는 뚜렷한 온도 차가 나타났다. 서초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2% 하락했고 강남구와 송파구도 각각 0.31%, 0.13% 떨어졌다. 강남 3구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강남구는 지난 8월 둘째 주부터 10월 셋째 주까지 11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반면 강북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이 관측됐다. 도봉구가 0.33% 올랐고 중랑구도 0.31% 상승했다. 경기 지역에서도 안양시와 구리시가 각각 0.40%, 0.32% 오르며 서울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주목할 부분은 강북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2억원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KB부동산의 10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북 14개 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194만원으로 집계됐다. KB부동산 통계 집계 이후 강북권 평균 매매가격이 12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서울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이 기존 강남 중심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북권 역시 이미 상당한 가격 상승을 경험했지만, 강남권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진입 부담이 낮다는 점에서 실수요자의 관심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 가격 차별화에는 대출 규제와 주택 구입 자금 부담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주요 지역의 집값이 이미 높은 수준까지 오른 상황에서 고가 주택에 대한 금융 규제가 강화되자 상대적으로 자금 마련 부담이 적은 15억원 이하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택 매수 과정에서 대출 가능 금액과 실제 상환 부담이 중요해지면서 교통과 생활 인프라를 갖춘 중저가 주거지역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강북권뿐 아니라 서울 접근성이 좋고 광역교통망 확충이 예정된 수도권 주요 지역까지 관심이 확대되는 배경이다.
시장 흐름에 맞춰 신규 주거시설 공급도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주택 가격만이 아니라 교통 접근성과 생활 편의시설, 향후 지역 개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수요가 늘면서 역세권과 대형 복합시설을 갖춘 단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중랑구 상봉동 옛 상봉터미널 부지인 상봉9재정비촉진구역에 들어서는 '더샵 퍼스트월드 서울' 오피스텔을 오는 11월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8층~지상 49층, 1개 동 규모로 전용면적 84㎡ 단일 면적 총 308실로 조성된다. 앞서 공급된 아파트 999가구와 함께 총 1천307가구 규모의 주거복합단지를 형성할 계획이다.
상봉역과 망우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지하철 7호선과 경춘선, 경의중앙선, KTX 등 다양한 교통망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향후 GTX-B 노선 개통도 예정돼 있어 광역교통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트코와 엔터식스 등 대형 쇼핑시설과 의료시설도 인접해 있다.
경기 의정부시에서도 역세권 개발을 앞세운 신규 공급이 예정돼 있다. 양우건설은 의정부동 424번지 일원에 '의정부역 펠리스타워 양우내안애'를 11월 분양할 계획이다. 지하 6층~지상 최고 49층, 총 1천506호 규모로 아파트 1천252가구와 오피스텔 48실, 업무시설 및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선다. 의정부역을 가까이 이용할 수 있으며 향후 GTX-C 노선 개통에 따른 교통 여건 개선도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한화 건설부문은 경기 평택시 세교동 일원에 '한화포레나 지제역'을 11월 선보일 예정이다. 총 1천98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평택지제역을 통한 수도권 전철 1호선과 KTX 이용이 가능하다. 향후 교통망을 기반으로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과의 접근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와 주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주거지역으로 실수요가 분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에는 단순한 지역별 가격 차이보다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 주거 편의성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주택 수요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강북권과 수도권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향후 금리와 대출 규제, 입주 물량 등 시장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별 상승률만으로 시장 전체의 방향을 판단하기보다 실제 거래량과 매수세의 지속 여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