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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호황속 위기-1] ‘가스’ 마신 K-조선 빅3, 메이저 빅3 해운사 외면받았다

2026-11-03 16:20:00

MSC·머스크·CMA CGM 등이 발주한
2만TEU급 이상 컨선 입찰서 中 싹쓸이
MSC 헝리조선소에만 누적 60척 이상
머스크 오랜 관계, 한화오션 연이어 실패
CMA CGM엔 아예 명함도 못 내밀어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 사진=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 사진= HD현대중공업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제2의 호황기를 구가하고 있는 K-조선 빅3에 수면 아래에 머물러 있던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첨단 고부가가치 선종에서 초격차를 유지한다고 자부했던 K-조선 빅3가 올해 메이저 3대 해운업체의 대규모 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 건조 프로젝트에서 연쇄 탈락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붐을 따라 LNG 관련 건조 역량에 집중하느라, 상대적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등 타 선종에선 이미 중국의 추격을 넘어 추월을 당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아직 수익화 궤도에 오르지도 못한 방산 사업에 목숨을 걸고, 그 일환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에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거액의 돈을 미국 측에 쥐여주는 것은 물론 우리 기술자들이 현지로 가서 온몸을 다해 기술을 전수하는 등 한눈을 팔면서 중국과의 경쟁을 등한시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 틈을 타 중국 조선사들은 대대적으로 수주전에 나서면서 연간 전 세계 발주 물량의 70~75%를 싹쓸이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가 무턱대고 들이마신 가스에 중독되어 주변을 엄습해 오는 중국을 인식하지 못하는 마취 상태에 빠진 게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3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은 2026년 세계 1위 컨테이너 해운사인 스위스 MSC, 2위 덴마크 머스크, 3위 프랑스 CMA CGM 등이 추진한 2만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내외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했다가 모조리 중국 조선소에 패해 탈락했다.

MSC는 올해 6월 중국 헝리중공업에 2만TEU급 LNG 추진 이중연료(DF) 추진 컨테이너선의 10척을 발주하고 10척을 옵션으로 설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금액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 데이터에 따르면, 계약 당시 LNG DF 추진 시스템이 장착된 2만~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의 최신 신조선가는 척당 약 2억1000만~2억3000만 달러(2818억2000만~3086억6000만 원) 선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를 20척 규모로 단순 계산하면 전체 금액은 44억 달러(5조9048억 원)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MSC는 10월에도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헝리중공업에 발주했다. MSC는 2024년부터 헝리중공업과 2만1000~2만4000TEU급에 이르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계약을 연이어 체결해 왔다. 올해 들어 발주한 물량을 포함하면, 최근 3년간 MSC가 헝리중공업에 맡긴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물량은 60척을 넘는다.
중국과 거래하기 전까지 MSC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했다. 삼성중공업은 2017년 MSC로부터 2만3000TEU급 6척을, 한화오션도 전신 대우조선해양이 같은 해 동일한 메가급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앞서 2014년에도 당시 세계 최대 크기였던 1만9224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해 인도하는 등 MSC의 핵심 파트너 역할을 했다. 그러나 10년 전 맺은 파트너 관계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헝리중공업의 전신은 STX그룹이 중국 다례에 건설한 STX다롄조선소다.

머스크는 2월 중국 뉴타임스조선에 1만86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발주하고 추가 6척의 건조 옵션을 설정했다. 2024년 말 2024년 말 한화오션과 중국 조선소에 발주 물량을 나눴던 머스크가 올해는 중국에 추가로 물량을 맡긴 것이다.

머스크는 선대 확장을 위해 대규모 발주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9월에 1만86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26척의 발주를 먼저 확정 지었으며, 이어 LNG DF 추진 시스템을 탑재한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최대 24척(확정 12척+옵션 12척)의 후속 발주 절차를 밟고 있다. 옵션까지 포함한 이 프로젝트의 총 건조 계약 금액은 약 58억 달러(약 7조7859억2000만 원)에서 최대 66억 달러(8조8598억40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번 수주전에는 한화오션이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참여해 경쟁을 벌였으나 최종 단계에서 가격 경쟁력과 도크 슬롯 여유를 앞세운 중국 조선소들에 밀려 탈락했다. 최종 후보엔 헝리중공업과 후동중화조선으로 압축한 뒤, 최근 중국 국영 중국선박그룹(CSSC) 산하의 후동중화조선을 최종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MA CGM은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 조선소와의 연대감이 강한 해운사로 불렸다. 반대로 말하면, K-조선 빅3가 매번 물 먹은 해운사다.

2017년 8월과 9월 2만2000TEU급 세계 최초 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중국 후동중화조선(4척)과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SWS, 5척)에 총 9척을 발주했다, 당시 K-조선 빅3가 모두 참여해 막판까지 경합했으나 탈락해 세계 최초 타이틀을 중국에 내줬다.

CMA CGM은 2023년 4월 친환경 선대 확충을 위해 약 30억 달러 규모의 2만3000 TEU급 LNG DF 컨테이너선 4척과 1만5000 TEU급 메탄올 이중 연료선 12척 등 총 16척 건조를 CSSC 계열의 장난조선, 다롄조선, 후동중화조선에 발주했다.

2025년 2월엔 1만8000TEU급 LNG DF 컨테이너 12척(옵션 4척 포함)을 약 25억~26억 달러에 장난조선소에 추가 발주했다.

같은 해 8월엔 약 21억 달러 규모의 2만2000 TEU급 LNG DF 컨테이너선 10척(확정 6척 + 옵션 4척)을 건조할 조선사로 다롄조선중공업(DSIC)을 선정했다. K-조선 빅3가 입찰에 참여했으나, 중국 측의 파격적인 선가 및 금융 지원 경쟁력에 밀렸다.

가장 최근인 2026년 9월에도 CMA CGM은 중국 양쯔장조선(Yangzijiang Shipbuilding)과 2만4000TEU급 LNG DF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에 대한 건조 의향서(LOI)를 체결하며 대규모 발주를 본격화했다. 총계약 규모는 약 30억 달러(4조365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사실에서 보듯이 컨테이너선의 대형화를 주도했던 한국은 중국에 완전히 주도권을 빼앗겼다.

채명석 빅데이터뉴스 기자 cm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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