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빅3 年 LNG선 건조량 평균 62척 내외 日 2035년 5척 체제는 한일 경쟁만 부추길 뿐 중국 경제효과 미흡, 기술 넘긴 한국만 손해 클 듯 줘야 한다면 이전 범위, 韓기업 참여여부 등 따져야
HD현대삼호가 건조한 17만4000㎥급 LNG운반선. 사진= HD현대삼호
[빅데이터뉴스 채명석 기자] “결정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일본 측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기술 이전 제안을 받았다고 지목되는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공식 입장이다. 일본 정부와 조선업계가 한국에 LNG선 최신 설계도면과 건조기술 협력을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단계까지 진전됐으며, 양국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상황에서 진전된 것은 없다고 한다.
한국 측은 전혀 서두를 필요가 없다. 각 기업이 거액의 돈과 다수의 인력이 긴 시간을 투자해 축적하고 발전시킨 고유의 기술을 고스란히 넘긴다는 것은 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훼손시키는 사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으로선 당연히 주기 싫다. 그런 상황을 잘 아는 일본 기업이 자국 정부를 부추겨서 우리 정부에 접촉해 해결하려고 하는 것 같다”라면서 논의 자체가 문제라고 불만을 내비쳤다.
더군다나 일본은 상하관계를 밑바탕으로 하는 ‘기술이전’ 대신 동등한 위치에서 ‘기술협력’이라고 하고 있다. 한국이 일방적으로 줘야 하는 것인데, 동등한 거래가 될 순 없다. 더군다나 일본 측은 ‘최신 도면’을 제공해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면은 조선사의 최고급 보안정보에 해당한다. LNG선 건조를 위한 핵심기술들은 한국 정부의 ‘국가핵심기술’ 및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이런 기술을 일본에 내어줘선 안 된다. 정치‧외교적 결정이라고 해도 기업과 산업 측면에서 반드시 이전을 반대해야 한다.
단순히 기술이전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한국이 기술이전을 결정한다면, 일본은 한국에 기술협력·도면 제공·공급망 협력을 요청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일본이 독자적인 건조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2035년을 전후로 연간 3~5척 수준의 LNG선 건조 체계를 자국 조선소에서 구축하겠다는 것인데, 이 규모는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다.
일본으로부터 기술이전 요청을 받은 HD 한국 조선해 향은 연간 평균 25척의 LNG선을 건조하는 데, HD현대중공업이 15척, HD현대가 10척이다. 삼성중공업은 10~12척을 건조한다. 한화오션은 25척을 찍어낸다.
LNG선 건조 기반이 전무를 하다시피 한 일본이 10년 안에 최대 5척을 건조할 수 있는 기술과 설비 기자재 공급 인프라를 갖춘다는 것은, 어찌 보면 한국의 몫이었던 5척이 일본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가격 경쟁력에선 이미 한국이 중국에 뒤지고 있는데, 10년 후에 일본이 기적과도 같은 가격 경쟁력을 갖춰서 중국의 수주 몫을 빼앗아 올 가능성은 작다.
또한 일본이 5척 건조 체제를 만들 데까진 어려움이 많겠지만, 이를 완성한 다음 10척 이상으로 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그렇다면 우리 기술을 넘겨서 키워준 일본과 중국의 손이 미치지 않는 좁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
한국 업계 입장에서는 정부가 지금이라도 이전 논의를 중단하는 게 최선이지만 이전을 해야 한다면, 넘길 기술을 어느 범위까지 제공할 것인지, 설계 라이선스 비용을 받을 것인지, 한국산 LNG 기자재를 일본에 공급하도록 할 것인지, 일본에서 한국 조선사가 공동생산에 참여할 것인지를 집요하게 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