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국내 기업과 협력 강화 솔루엠과 IBC·BBU·PSU 공동 개발…전력 공급 솔루션 확대
5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서 열린 인피니언 기자간담회에서 아담 화이트 인피니언 파워 시스템 사업부 사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다경 기자]
[빅데이터뉴스 김다경 기자] “한국의 AI 생태계와 협력하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담 화이트 인피니언 파워시스템 사업부 사장은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피니언은 이날 국내 전원 솔루션 기업 솔루엠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솔루션 개발을 위한 협력을 발표했다.
양사는 중간 버스 컨버터(IBC), 배터리 백업 유닛(BBU), 서버 전원공급장치(PSU) 등 주요 모듈 3종을 공동 개발하고 생산한다. 김용진 인피니언코리아 상무는 "이번에 양사가 공동 개발하는 PSU, BBU, IBC 등 고전압 전력 솔루션은 인피니언이 개발하고 솔루엠이 자체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전량 수출하는 구조"라고 밝혔다.
솔루엠은 전원 회로 설계와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공동 개발 제품의 양산을 맡는다. 생산 거점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북미 등 글로벌 서버 및 데이터센터 공급망에 진입하는 방식이다. 인피니언은 전력반도체 기술과 글로벌 고객사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협력을 뒷받침한다.
국내 기업이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 완제품 공급자로 참여하면서 솔루엠의 사업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전성호 솔루엠 대표는 "세계적인 전력반도체 기술력을 보유한 인피니언과의 협력을 통해 솔루엠의 고전압·고효율 전력 설계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솔루엠의 전자부품 사업은 이번 AI 서버 전력 솔루션 개발의 기반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자부품 부문 매출은 5841억73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60.2%를 차지한다. TV용 파워모듈과 3IN1 보드, 모바일용 어댑터 등을 생산하며 축적한 전원 회로 설계와 양산 역량을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솔루션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양사가 고전압 직류 전력 솔루션 개발에 나선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밀도 상승이 있다. GPU 성능과 탑재량이 늘면서 서버 랙에 필요한 전력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기존 데이터센터와 같은 전력 공급 구조로는 높아지는 전력 수요와 발열에 대응하기 어려워지면서 전력 공급 아키텍처 자체가 바뀌고 있다.
아담 화이트 인피니언 파워·센서 시스템(PSS) 사업부 사장은 "과거 랙당 10~30kW에 불과했던 데이터센터 전력 밀도가 최근 500~700kW 수준으로 폭증했으며 3세대는 랙당 1MW(메가와트) 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2030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전 세계 발전량의 7~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화이트 사장은 "전력 변환 단계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업계가 800V 직류(DC)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피니언은 SiC와 GaN 등 와이드밴드갭 소재를 활용해 고전압·고효율 전력 변환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iC는 고전압·고출력 특성에, GaN은 고주파 스위칭과 전력 모듈 소형화에 강점이 있다.
AI 반도체의 전력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전력반도체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전력 효율 개선은 냉각 부담을 줄이는 데도 영향을 준다. 인피니언은 전력 변환 단계별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방열에 최적화된 패키지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패키지 개발 과정에서는 국내 반도체 패키징 업체들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피니언은 국내 기업들과 협력 범위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망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효성중공업과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LS일렉트릭과는 반도체 변압기(SST), 차단기 등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번 솔루엠과의 협력은 데이터센터 내부 서버 랙에 전력을 공급하는 모듈 영역으로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따라 전력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피니언은 생산능력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독일 드레스덴, 오스트리아 등 글로벌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팹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는 SiC, 오스트리아는 GaN 전력반도체 생산시설을 확대한다.
생산 전략은 자체 팹과 외부 파운드리를 함께 활용하는 방식이다. 인피니언은 전체 제조 물량의 약 55%를 자체 생산하고 나머지 45%를 외부 파운드리에 맡기는 하이브리드 제조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자체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면서 외부 생산 역량도 활용해 시장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구조다.